사람이 필요로하는 사람의 숫자(가준은 나)

1. 대학와서 얼굴알고 이름알고 술 같이 마신 사람이 대략 200여명 내외 정도 일 것이다. 2회 같이 술 마신 사람은 100여명 정도? 그 이상 주기적으로 같이 술 마시는 사람은 10명 정도일 것이다. 친분의 기준이 술이라면 이상하지만, 난 일단 술 들어가기 전에는 낯선 사람과 이야기를 잘 하지 않으니까. 일 같이 한 사람은 셀 수 없고, 그 중에 친한 사람으로 남은 사람도 꽤 된다. 틀어진 사람도 꽤 되고 말이다.

 

2. 고등학교 때도 친한 친구가 꽤 있었다. 중학교 때부터 알던 놈, 초등학교 때부터 알던 놈, 고등학교에서야 알게 된 놈이 각각 사이좋게 2명씩, 여섯 명 정도 친하게 지냈다. 얼굴이야 뭐... 고등학교 3년 생활하면 전교생 중 아싸빼고 전부 알게된다. 그 중에서 지금도 자주 만나는 놈은 1명, 가끔씩 연락이라도 오는 놈이 2명. 고등학교 때 별로 안 친했지만 지금은 왠지 친해진 놈이 1명있다.

 

3. 대학와서 자주 만나는 사람들 중 몇 명이나 계속 연락하게 될까. 3명이면 매우 많은거고, 2명이면 많은 것, 1명이 보통일 것 같다. 1명이 안되도 별로 실망할 것 같진 않다. 어차피 그런 거니까. 어쩌면 틀어진 사이에 있던 사람과 다시 친해질 수도 있을 것이고, 대학 시절 서로 듣보잡이었던 친구와 갑자기 친해질 수도 있을 것이다.

 

4. 난 사람 만나는 거 별로 안 좋아하고 혼자 있는 걸 제일 좋아한다.허나, 사람은 사람에게 필요한거다. 내 옆에 남아있는 사람의 숫자가 아마 내 선호와 필요 사이의 적절한 합의일 것이다.

 

5. 옛날에, 그러니까 한참 중2병에 시달릴 무렵에는 사람 만나는 것 자체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때야 뭐 고독이 아름답니, 고독을 즐기니 그러고 다녔지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사람 대하는 법을 모르기에 무서웠던 것이였지 싶다. 사람이 내 스트레스의 근원이었거든. 껄껄.

 

6. 뭐 지금도 낯선 사람과 마주 대하는 장소에 갈때면 손발이 심하게 오그라들곤 한다. 차라리 일 때문에 만나는 것이라면 모를까, 대단히 사적인 이유 예를 들어 소개팅이라거나 친구가 갑자기 자신의 친구을 대려올때나 하는 경우와 같이 낯선 사람을 아무 일없이 만나야 할 때마다 머리속이 하얘지고 뭔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사교성 부족이라고 할테면 해라. 난 사교성 키우고 싶은 맘도 없다, 이제는.

 

7. 그래도 그 긴 고통의 세월을 겪어오며 얻는 사람 사귀는 노하우가 몇 개 있다. 이는 말재주없고 얼굴도 안따라주며 수줍은 이에게 유용하다. 첫째는 자주 보기. 둘째는 자주 이야기하기. 셋째는 아무생각없이 대하기. 이런 상황은 대개 같이 일을 할 때 조성된다.

 

8. 이젠 나 아는 사람이 나 씹어도 별로 아무렇지도 않다. 그렇다고 나한테 무슨 해가 돌아오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뒷담화나 앞담화도 하도 많이 들었더니 적응이 됬다. 욕 해봐라, 지 입만 아프지 그게 나한테 무슨 해가 되나? 결국 자기 행실이 문제다. 삼인성호라고 하지만, 호랑이가 없으면 호랑이가 나타났다는 말도 결국 허공에 흩어지게된다. 아니땐 굴뚝엔 절대 연기 안난다. 이건 열역학 제2법칙이 보장한다.

 

9. 물론 소문의 피해가 나타나지 않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 소문 의식하지 않고 그냥저냥 흘려보내면 된다. 소문은 빨리 퍼져서 빨리 무성해졌다가 빨리 사라지게 마련이다. 괴벨스씨의 말을 좀 빌리자면 대중은 우둔하고 멍청해서 잘 기억하지 못하게 마련이니까. 이상한 건, 그 대중을 이루는 개인이 우수하고 학식이 높을수록 더욱 더 멍청해진다는 것이다. 실례는 여의도와 청와대에 있다.

 

10. 결론적으로 나한테 필요한 사람의 수치는 다음과 같을 것 같다. 같이 술 마시면서 이것저것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 2명(1명일 경우 그 1명의 뒷담화를 할 수 없으므로), 자주 연락하고 가끔씩 술 마시게 되는 사람 3명(저 두 명하고만 술 마시면 너무 지루해지게 마련이다.), 그리고 가끔씩 연락하지만 오랜만에 만나면 반가운 사람 3명쯤. 연락하지는 않지만 일관계 혹은 장소공유관계로 만나는 사람 다수, 가뭄에 콩 나듯 연락하는, 옛날에 알았던 사람 다수는 결국 시간이 지나가면 잊혀지게 마련이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너무 신경을 쏟을 필요없다. 그냥 나쁜 인상만 안 남기면 그만.

 

11. 오늘은 뭐 이정도까지만 쓰자.

 

by 먼지 | 2009/08/29 01:41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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